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1~2위 기업의 3분기 실적이 반토막 났다. 반면, 9위권 두산인프라코어는 반등에 성공했다. 급성장 중인 중국에 집중해온 덕이다.
5일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캐터필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9억8500만 달러(약 1조1160억 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20억2000만 달러)보다 51% 감소한 규모다.
2위인 일본 고마쓰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하락한 334억 엔(약 3662억 원)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건설기계 시장의 위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반면 9위권에 이름을 올린 두산인프라코어는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관심을 모았다.
3분기 영업이익 1761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 상승한 1조9284억 원에 달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원인은 중국에 집중한 경영전략 덕이다.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쥔 것이 3분기는 물론, 하반기 영업이익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커지면서 경제 활동이 움츠러들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일부 지역은 경제 봉쇄 조처를 내렸다.
캐터필라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객사들의) 중장비 구매가 당분간 보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굴착기 시장인 중국에서의 성적표도 3개 회사의 희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굴착기 시장 규모는 현지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진 3월부터 계속 커졌다. 9월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2만259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었다.
기지개를 켜는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해외 기업 가운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에는 점유율을 기존 10%대에서 22.8%까지 끌어올렸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활약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계속 진행하면 현지 중장비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37% 증가한 27만5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당분간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7월에는 현지 맞춤형 6톤급 휠 굴착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터필라, 고마쓰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달리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 의존도가 높다”며 “유럽,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기계 수요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