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이번 달부터 도입하기로 한 TV,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에 대한 신규 규제 적용을 우리 측 요청으로 사실상 유예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27∼30일 화상으로 열린 제3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EU·인도·남미 등 5개국 12건의 수출 애로를 해소했다고 3일 밝혔다.
TBT는 국가별로 다른 기술 규정이나 표준, 시험인증 절차 때문에 기업들이 겪는 무역상 장애물을 말한다.
EU는 올해 11월부터 디스플레이에 소비전력 및 효율 등급을 표시한 에너지 라벨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정할지 시험방법은 공표하지 않았다.
이에 국표원은 EU 측에 시험방법 공표와 시행일 유예를 요청했고, EU는 시행일은 그대로 고수하되, 제품 사후 감시 단계에서 유연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국표원 관계자는 "사실상 시행을 유예한 것과 같은 효과로, 스마트폰, 태블릿의 유럽 수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면서 "유럽으로의 TV 수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우리 브랜드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옛 소련권 경제연합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전기전자제품 에너지효율 규제를 우리측 요청에 따라 2022년으로 유예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청소기 제품은 대체 시험방법이 나올 때까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에너지 소비가 큰 초대형 TV는 2024년 또는 2025년에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EAEU는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된 경제연합이다.
이밖에 인도는 에어컨 및 관련 부품 인증 규제 시행 시기를 7개월 유예하고, 에콰도르·콜롬비아는 가전기기의 에너지 효율 관련 규제를 개정·개선하기로 약속했다.
국표원은 11∼12월 중 수출기업, 업종별 협·단체 등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 간담회를 열어 이번 회의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