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상징적 배우이자 멋진 친구”
후배 제임스본드 배우들도 “영화계 큰 별 졌다”
‘원조 제임스 본드’로 잘 알려진 영국 배우 숀 코너리를 향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첩보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그가 향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과 연예계 동료들은 물론, 정계에서까지 고인을 향한 추모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 수반은 스코틀랜드 독립을 오랫동안 열렬히 지지해왔던 코너리의 비보를 접하고는 “비통하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스터전 수반은 “에든버러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숀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세계적인 영화 아이콘이자 가장 기량이 뛰어난 배우 가운데 하나가 됐다”며 “우리는 오늘 가장 사랑하는 이들 중 하나를 애도한다”고 추모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상징적인 배우이자 멋진 친구였던 숀 코너리의 별세를 애도한다”며 “우리는 언제나 그의 겸손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웃음을 기억하고, 전 세계 수백만 명과 더불어 그의 잊지 못할 연기를 통해 계속해서 기쁨을 느낄 것”이라고 트위터 트윗을 남겼다.
연예계 동료들과 관계자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코너리에 이어 007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할을 이어받은 피어스 브로스넌과 다니엘 크레이그 또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5대 제임스 본드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그를 “소년 시절 가장 위대했던 나의 제임스 본드”라며 “우리는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며, 당신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평안히 잠들길”이라고 전했다.
007 최신작의 제임스 본드인 크레이크도 “진정한 영화계의 큰 별이 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숀 코너리를 “시대와 스타일을 정의한 사람”이라며 “그는 제임스 본드뿐만 아니라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우리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그가 스크린에서 보여준 재치와 매력은 메가와트 수준이며, 현대의 블록버스터 창조에 일조했다. 향후에도 그는 배우와 영화 제작자들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고인을 향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밖에 1964년 007시리즈 ‘골드 핑거’의 주제곡을 부른 셜리 바세이가 “숀, 난 항상 당신을 응원하기 위해 거기 있을게요”라고 애도했으며,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오늘 우리는 전설적인 배우를 기린다. 언터처블로 오스카를 수상했을 때부터 제임스 본드 역할을 했던 수년 동안 그의 작품활동은 영화계와 우리 삶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고 추모했다.
코너리는 1930년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으며, 가톨릭 출신 공장 노동자 아버지와 신교를 믿는 청소부 어머니 사이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54년 단역 배우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1962년 007시리즈의 첫 작품 ‘007 살인번호(Dr. No)’에서 1대 제임스 본드 역에 발탁되면서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후 그는 007시리즈 가운데 7편의 작품에서 주연 배우로 출연했으며 이후 △ 오리엔트 특급살인(1974년) △ 장미의 이름(1986) △ 언터처블(1987년) △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년) △ 더록(1996년)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수십 년 연기 생활을 하면서 그는 미국 아카데미상, 2개의 영국의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3개의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했다. 1988년에는 ‘언터처블’에서 연기한 아일랜드 출신 경찰 역할로 오스카 남우 조연상의 주인공이 됐으며, 2000년에는 뛰어난 공적을 올린 사람에게 영국 왕실에서 주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이날 체류하고 있던 영연방 국가인 대서양의 섬나라 바하마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 사망 당시 많은 가족이 그의 곁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