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등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공개적으로 항의 의사를 밝힌 동료 검사의 글에 동조하는 댓글이 빠르게 늘면서 일각에선 ‘검란’ 조짐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라온 최재만(사법연수원 36기) 춘천지검 형사1부 검사의 글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을 공개 비판한 이환우 검사를 겨냥해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인 최 검사는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한다”고 올렸다.
최 검사는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거나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감히 여쭤보지 않을 수 없다”고도 비판했다.
검사들은 실명으로 ‘지지하고 공감한다’고 댓글을 달며 최 검사의 의견에 동조했다. 그간 쌓여온 내부 불만이 새어 나오면서 이날 정오 기준 약 160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다는 수준을 넘어서 검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선 추 장관의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과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 잇따른 감찰 등에 대해 조직적 저항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 장관과 검사들의 대립이 이어지자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느냐"며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이뤄지고 있는 이때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한 평검사는 “죄송하지만 물타기로 들린다”며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