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국과 공동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고위급 대화 채널을 신설하는 등 그린·디지털 뉴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알록 샤마 영국 기업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영국은 독일에 이어 유럽 내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자 제1위 투자 대상국이다. 지난해 한국과 영국 간 교역액은 97억 달러에 달했고 한국의 대(對)영국 누적 투자액은 214억 달러, 영국의 대한국 누적 투자액은 18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면담에서 성 장관은 내년 11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력 당사국총회(COP26)가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한국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한국에서 열리는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가 COP26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영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성 장관은 해상풍력에 관한 공동 R&D나 정책교류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원전 사업과 관련해선 영국 내 신규원전 건설에 대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관심을 전달하고, 영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등 3대 첨단산업에서의 양국 간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AI 분야 공동기술개발, 빅데이터 분석 및 표준화 등 다각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이날 양측은 지난주 개최된 제6차 STIP(과학기술혁신파트너십) 위원회의 합의문 서명식을 했다. STIP 위원회는 한국 산업부와 영국 기업에너지부 국장급 위원회로, 격년마다 교차로 열린다.
이번 서명을 계기로 양국은 친환경차, 에너지효율 등 그린 R&D 분야 협력을 위해 에너지기술 작업반(WG)을 운영하는 한편 별도 재원을 활용해 '한-영 공동펀딩형 R&D 프로그램'을 개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 바이오 등 양국 간 전략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양측은 브렉시트(Brexit) 후 통상뿐 아니라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자 양국 부처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고위급 대화 채널은 기존의 원전 및 과학기술 국장급 협의체와 연계해 산업·에너지 관련 주제를 폭넓게 다루게 된다.
한편 성 장관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해 "WTO 개혁 및 다자무역체제 복원을 위한 통상 전문성과 정치적 리더십을 모두 겸비한 적임자"라고 소개하면서 영국 측에 유 본부장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