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자동차 좌석 커버 발암물질 검출 사실을 알고도 쉬쉬한 한국소비자원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시정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23일 성명을 통해 “한국소비자원이 자동차 좌석 커버에서 발암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시험결과를 2년간 숨겨온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인조가죽 같은 합성섬유와 플라스틱 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물질이다. 피부에 장시간 노출되면 생식기능 저하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2018년 5개 자동차업체의 좌석 커버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검출시험을 의뢰한 결과 인조가죽 커버 4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나왔다는 시험결과를 9월 받았다. 우레탄으로 만든 나머지 커버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소비자원이 유해물질 검출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검출 사실을 공개할 경우 자동차업체들에서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원은 차선책으로 자동차업체들에 시험결과를 알리고 다시 시험한 뒤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
녹색소비자연대는 “대기업 자동차 업체와 달리 소비자원은 자동차 핸들 커버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냈는데, 자동차 핸들 커버는 주로 중소기업들이 만드는 제품”이라며 “유해물질이 검출된 자동차 좌석 커버가 대기업 자동차업체의 제품이어서 소비자원이 해당 기업들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측은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안전을 외면한 데 대해 사과하고, 당시의 시험결과를 소비자들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자동차 좌석 커버의 유해물질 제한기준이 하루빨리 마련되도록 관계부처와의 협의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