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자 낯익은 불청객이 다시 찾아왔다. 바로 초미세먼지다. 코로나19에다 초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이렇게 평생 마스크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곳곳에서 나왔다.
2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과 수도권의 미세먼지 수준은 오전 한때 '나쁨'(m³당 36∼75μg)을 보이다가 현재는 보통이다. 전날 서울은 3개월여 만에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부터 대기 질이 개선되면서 한동안은 미세먼지 걱정을 덜 수 있게 됐지만 다음 달부터는 대기 질이 나쁜 날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크게는 국외와 국내, 기상조건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환경정책학회가 발간한 '한국의 초미세먼지의 영향요인 분석' 논문에는 중국 산둥성(山東)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서풍계열 풍향 비율이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특히 최근의 미세먼지는 코로나19로 잠잠했던 중국이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자 공장 가동률을 높이면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상조건도 한몫했다. 대기가 정체하면서 짙은 안개가 꼈고,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배출가스 등의 각종 오염물질이 흩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 쌓였다. 여기에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초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이다. 일교차가 심한 가을이 되면 대기 흐름이 정체되고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머무는 환경이 조성된다.
미세먼지에 이어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이날 오후 9시 백령도로 유입되기 시작해 22일 새벽부터 중부지방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미세먼지(PM10)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류 흐름에 따라 국내에 영향을 주는 농도와 권역 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올해 들어 황사가 관측된 것은 서울 기준으로 2, 4, 5월에 한 차례씩 모두 3번이다.
초미세먼지가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절관리제ㆍ집중관리구역ㆍ차량운행제한 등 정책을 통해 국내 발생 요인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시행된다. 이 시기에는 녹색교통지역에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시내 사업장ㆍ공사장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관리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도심운행을 제한했고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을 지정했다.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미세먼지 연간 평균농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곳을 관리해 취약계층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가장 먼저 금천ㆍ영등포ㆍ동작구가 선정됐고 올 7월 서초ㆍ은평ㆍ중구 3곳을 추가 지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절관리제 등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지면 미세먼지 발생량도 줄어들게 된다"며 "삶의 질은 물론 생존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대기뿐만 아니라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하철 터널 미세먼지는 일반대기의 4~6배, 승강장의 3~4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