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리모컨을 어디에 놔뒀는지 까먹었을 때, 이제는 두리번거릴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집어 들면 단번에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열쇠가 없어도, 집에 가까이 다가가면 시스템이 스마트폰을 인식해 현관문을 자동으로 열어준다.
이 같은 실생활 밀접 서비스는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인 UWB(초광대역)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UWB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기술처럼 무선 통신 기술의 차세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UWB 연구를 이끄는 김경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새롭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업계 간 기술 장벽을 허물고 기술 개발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UWB 선행 기술 확보를 통해 2018년부터 대대적인 연구ㆍ개발(R&D) 투자를 이어왔다.
2018년 UWB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전담 태스크 포스(TF)가 조직됐고, 그 후 관련 글로벌 업체인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NXP반도체, HID 글로벌과 협업해 독립 표준화 단체인 ‘FiRa 컨소시엄’도 발족했다. FiRa 컨소시엄은 짧은 시간 안에 기업, 대학을 통틀어 총 45개 회원사를 모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UWB 제품 적용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8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초로 UWB 기술을 적용한 갤럭시 노트20 울트라를 출시했고, 갤럭시 Z 폴드2에 UWB를 탑재했다”며 “덕분에 소비자들은 20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와 연결해 사진과 파일을 즉각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Nearby Share’(근거리 공유) 기능을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원하는 사물의 정확한 방향, 거리와 위치를 보여주는 기능도 상용화가 머지않았다고 봤다.
김 부사장은 “조만간 열쇠를 직접 갖고 다니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며 “새로 선보이게 될 삼성의 디지털 키 솔루션을 통해 고객이 집에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갤럭시 스마트폰이 현관문을 자동으로 열 수 있다. 더는 집과 회사 그리고 자동차 앞에서 주머니나 가방 속 열쇠를 찾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의 변화는 무한한 혁신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UWB 기술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우리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무한한 기술의 여정으로 여러분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부사장은 올해 ‘NXP 커넥트 2020’에 참여해 UWB 기술에 대한 삼성전자의 비전을 전한다. NXP 커넥트는 NXP반도체가 매년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로, 김 부사장은 이 자리에 NX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커트 시버스(Kurt Sievers), CTO 라스 레거(Lars Reger)와 UWB 기술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