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은 0.59%떨어진 트로이온스당 1857.80달러에 마감했다. 연초 트로이온스당 1500달러 선이던 금값은 8월 최고 2051.5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점차 하락해 최근들어서는 1900선을 내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달러 가치 반등세가 주춤해지면서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는 금의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달러가 강세 전환되면서 금 가격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금은 미국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의 강세는 금의 상대적 가치를 낮춘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달러의 강세 폭에 비해 금 가격은 더 가파른 속도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금보다 현금의 선호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실질 금리 상승 가능성이 꼽힌다. 금은 실질 금리와 역상관관계다. 실질 금리가 낮으면 현금도 가치가 하락해 상대적으로 투자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된다. 최근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하는 BEI(Breakeven Inflation Rate) 10년 물은 9월 내내 하락했다. BEI의 하락은 실질금리 상승으로 연결돼 금가격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정일 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실제 금 가격 하락세에도 세계 최대 금 실물 ETF 상품인 ‘SPDR 골드 셰어즈’로의 자금 순유입은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ETF 내 금 보유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한동안 금 매수세가 다소 과도하게 전개된 만큼 단기적인 금 조정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그러나 금 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시장의 금에 대한 기대치가 여전히 높고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전개될 정치적 공방은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향후 경기 회복을 위해 전세계 국가들은 재정지출을 더욱 늘려나갈것인데 정부가 부채부담 완화를 위해서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는 방식으로) 금리 상승을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 가격의 최근 하락은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