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17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강세를 입증했다. 전기ㆍ수소차 사업 성장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신차 효과까지 가세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6년 동안, 20만 원을 넘지 못했던 주가가 재도약할지 이목이 쏠린다.
17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0.27%(500원) 오른 18만 40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한때 19만1500원까지 오르면서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2014년 이전만 해도 주가는 20만 원을 거뜬히 넘겼지만 2014년 9월 이후 14만~17만 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월, 장중 6만5000원까지 급락하면서 2010년 이래 바닥을 경험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주가를 회복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이같은 배경엔 전기차와 수소차 등 '그린카(친환경 자동차)' 성장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최근 증시에선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가 시장 잠재력을 인정받으면서 강세다. 이에 현대차도 수소ㆍ전기차 사업 가치를 재평가받으면서 시장 눈높이도 덩달아 올라간 모습이다.
지난 15일, 현대차는 수소상용차 관련 미래 기술 설명회를 개최해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수소 트랙터를 2022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수소차업체 니콜라의 기술력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북미 수소상용차 시장을 선점하고자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면 수익성도 개선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15일, 현대자동차는 2015년 3세대 이후 5년 만에 바뀐 4세대 `디 올 뉴 투싼`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현대차는 ‘디 올 뉴 투싼’(이하 신형 투싼)이 사전 계약 첫날 1만842대를 기록해 현대차 SUV 중에서는 처음으로 1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G80과 GV80의 북미 시장 출시가 임박한 만큼, 본격적인 판매 효과 반영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는 볼륨 신차의 흥행이 실적 증가를 견인하는 가운데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천억 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5일, 국제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관찰' 꼬리표를 떼면서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지만, 부정적 관찰 대상에선 제외했다.
S&P는 "지난 4월 이후 성공적으로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하고 우수한 국내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을 반영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면서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 내수시장 둔화 가능성 등을 반영해 부정적 등급 전망은 유지했다.
아울러 국내 증권가도 20만 원을 웃도는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놓으면서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3만5000원에서 63%나 오른 22만 원을, 현대차증권은 16만 원에서 25만 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 밖에도 NH투자증권(24만 원), 미래에셋대우(23만 원), 메리츠증권(22만 원) 등이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