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노플레이크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첫날, 소프트웨어 업계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다.
이날 스노플레이크 주가는 245달러(약 28만 원)로 시작해 253.93달러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였던 120달러보다 무려 111.6% 폭등했다. 장중 한때는 165.8% 높은 3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나스닥지수에서 주요 기술주들이 줄줄이 하락한 가운데 홀로 날아올랐다.
이날 종가 기준 기업가치도 704억 달러로 2월 프리IPO 투자유치를 통해 기록한 124억 달러보다 여섯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로써 우버(660억 달러), 델(503억 달러), 제너럴모터스(455억 달러)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시총을 제쳤다.
스노플레이크 상장 대박 조짐은 일찌감치 감지됐다. 스노플레이크는 IPO 열풍과 버핏 효과에 힘입어 소문을 듣고 몰려든 투자자들로 공모가를 잇달아 상향한 바 있다. 지난주 애초 예상 공모가로 75~85달러를 제시했다가 14일 31% 상향한 100~110달러로 조정하더니 하루 만에 120달러로 더 올렸었다.
저금리 환경과 기술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고려해도 스노플레이크의 상장 첫 날 성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무엇보다 이날 블록버스터급 성공은 가치 투자의 귀재 버핏이 보증을 선 덕분이라는 평가다. 업계 강자인 세일즈포스도 스노플레이크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에 신뢰감을 제공했다.
버핏은 잘 모르는 분야인 IT엔 투자하지 않는다는 투자 철학을 깨고 애플에 이어 스노플레이크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 상장 이후 시초가로 404만 주를 더 사들이기로 했다. 이에 이날 종가 기준, 버크셔의 스노플레이크 지분 가치는 15억5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버핏은 1956년 포드차 IPO 이후 신규 상장주에는 투자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베팅에 나서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번 투자는 후계자인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슐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에서 설립된 스노플레이크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저장업체로 기업들에 신개념 통합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았다.
아직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7월 말까지 6개월 동안 2억4200만 달러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30% 급증했다. 다만 1억7130만 달러 적자를 봤다. 7월 말 현재 포천 500대 기업에 속한 146개사를 포함해 3000여 곳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에만 스모로직, 아메리칸웰코퍼, 유니티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IPO가 줄을 잇는다. 또 연내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플란티어, 오픈도어, 아사나 등 대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IPO 시장이 물을 제대로 만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