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운송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내놓은 조사보고서에서 보잉이 737맥스의 심각한 설계 결함을 은폐하고 연방항공청(FAA)의 느슨한 감독과 투명성 부족이 결합해 참사가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8개월의 조사 끝에 이날 발표된 보고서는 “추락 사고로 작년 3월 737맥스 항공기의 운항이 전 세계적으로 중단됐지만, 이후에도 보잉과 FAA가 기본적인 안전 교훈을 완전히 습득했는지는 의문이 든다”며 “이번 사태는 부분적으로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보잉의 기업문화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이었던 737맥스는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3월에는 에티오피아에서 각각 추락해 총 346명이 사망했다. 운송위원회는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전 최고경영자(CEO) 등 전·현직 직원을 불러 청문회를 열면서 사고 원인을 조사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잉이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신형 항공기에 대항하기 위해 불완전한 설계에 따라 737맥스 개발을 서둘렀던 것이 사고 원인이었다. 보고서는 “보잉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으로 불리는 기체 제어 시스템의 결함을 인식했으면서도 FAA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며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한 보잉의 은폐 관행이 사고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FAA의 감독도 매우 불충분했다”며 “그 결과 승객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다할 수 없었다”고 질책했다.
보잉은 보고서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우리는 두 건의 추락 사고와 그동안 저지를 실수로부터 많은 고통스러운 교훈을 배웠다”며 “안전문화를 강화하고 고객과 규제기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