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2등급 허리케인 샐리는 이날 중부 표준시(CT)로 오전 4시 45분께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에 상륙했다. 샐리의 최대 풍속은 한때 시속 170km에 달했다. 육지로 이동한 샐리는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했지만, 여전히 많은 비를 뿌리며 이동하고 있다.
국립 허리케인센터(NHC)는 “중부지역에 강 범람을 포함한 역사적이고 재앙적인 홍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펜사콜라 등 플로리다주에선 377명이 침수 지역에서 구조됐다”고 전했다. 펜사콜라는 이미 6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으며 앞으로 890mm에 달하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샐리는 시속 3m의 느린 속도로 이동 중이다. 같은 장소에 오래 머무르며 비를 뿌리는 만큼 홍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샐리는 17일 조지아주로 이동해 18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지나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앨라배마 남서부와 플로리다 서부 지역에 있는 강 8개가 이날 밤까지 범람 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해당 지역에 긴급 홍수 경보를 내리고 “갑작스러운 홍수로 인해 인명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허리케인 시즌은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활발한 시기로 기록됐다. 미국은 보통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를 허리케인 시즌으로 설정한다. 이번 시즌에는 지금까지 20번의 폭풍이 발생했다. 평균적으로 허리케인 시즌에는 12건의 폭풍이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서부의 산불과 동부의 허리케인이 전례 없는 위협으로 커진 것을 두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이라고 설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일부 지역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 때문에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부인한 것을 두고 “기후변화로 미국에서만 수백만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