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은 “스가 신임 총재는 아베 총리의 비서이자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오른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총리와 스가 총재는 시작점이 달랐다”며 “대대로 정치계에 몸담아 온 아베 총리와 달리 스가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샐러리맨으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또 CNN은 “요코하마 시의회에 출마할 당시 스가는 인맥과 정치적 경험이 부족했지만, 욕심과 노력으로 만회했다”며 “선거 기간 3만 가구를 방문하는 전략을 폈으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 6켤레의 신발을 바꿔 신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스가 총재 집권 이후에도 아베노믹스 등 현 정책은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를 뒀다. 스즈키 가즈토 일본 홋카이도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스가 총재는 아베 총리의 대리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가 신임 총재 앞에 놓인 정치적 상황을 조명했다. NYT는 “스가의 당선에 따라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장기간 쌓아온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07년 1차 아베 정권이 막을 내린 이후 일본은 6년 동안 6명의 총리를 겪으며 정치적 혼란기를 보냈다. NYT는 “스가 신임 총재는 아베 총리가 이뤄낸 수년간의 경제 성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황폐해진 상황에서 취임한다”며 “중국과 북한의 압력도 심화하고 있다. 일본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에 자신의 외교 유산을 구축한 아베 총리의 뒤를 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가디언은 스가 총재의 외교 정책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가디언은 “외교 정책에 대해 스가는 중국과 북한에 맞서 미국과의 안보 관계를 우선시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베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것과 같은 외교적 기술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딸기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정치적 뒷배가 없음에도 세계 경제 순위 3위 국가를 이끌고 있다”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총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일본의 민주주의 자체’”라고 말한 스가 신임 총재의 선거 출마 소감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포스트 아베 시대를 맞아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불확실해졌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자민당 총재 당선자의 대중국 강경 발언은 당내 보수세력과 친미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기 위한 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중국의 핵심 이익에 어느 정도 도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가 신임 총재는 앞서 12일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중국을 상대로 겁내지 않고 요구할 것은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가 위기의 상황에서 정치적 공백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스가의 말을 인용하며 “새 지도자가 아베의 길을 계속 걸어갈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역시 “그는 아베 정권 인사 중에서도 총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며 “스가 신임 총재는 아베 총리가 공들여 온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