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우리사주, "현 이사회, 무늬만 ESG"…네번째 '노조추천이사제' 도전

입력 2020-09-10 13:11 수정 2020-09-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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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전문가 윤순진·류영재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 주주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 주주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10일 밝혔다. 오는 11월2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지난 3월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류 조합장은 “현 이사회의 구성이 ESG와는 거리가 멀어 ‘무늬만 ESG 위원회’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ㆍ경영 2명, 재무 1명, 회계 1명, 법률ㆍ규제 1명, 리스크관리 1명, 소비자보호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무늬만 ESG위원회가 되지 않으려면 ESG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류 조합장의 주장이다.

우리사주조합에 따르면 윤 교수는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환경사회학회, 한국환경정책학회, 한국기후변화학회 등에서 최고 의사결정자를 비롯한 주요 요직을 거쳤다. 류 이사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한국사회택임투자자 포럼에서 최고지도자 등과 같은 자리를 맡은 바있다.

앞서 KB금융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제도’를 도입해 1주의 주식만을 보유한 사람도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했다. 추천을 받은 예비후보는 검증 절차를 거친 후,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류 조합장은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이사회가 요청해 여러 차례 예비후보를 추천했지만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예비후보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2017년 11월 임시 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이듬해와 지난해까지 모두 세 차례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류 조합장은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노동이사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노조와 관계없이 추진하는 것”이라며 “상법에 따라 대주주,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주주제안권으로 주식 총수의 0.1%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자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사주조합은 8월 말 기준 약 1.26%의 KB금융지주 지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리사주조합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은 충족한 셈이다.

한편 기자회견에 자리를 함께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사회는 ESG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실천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객관적이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대로 된 이사를 주주로서 추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을 올리기 위한 노동이사제, 노조추천이사제가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박 위원은 KB금융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사외이사 추천은 회사의 몫만이 아니다”라며 “정무위원회 소속으로서 국정감사 때 이런 부분을 확실히 챙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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