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세 후보는 각자 당 소속 의원 20명의 추천을 받아 총재 선거에 입후보했다. 후보 등록을 받은 3명은 각각 선거 출정식을 열고 출마 소감을 밝혔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스가 장관의 출정식에는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유력 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스가 후보는 “정치 공백을 만들 수 없다”며 “일본의 조타수로 일하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대책에 참여한 사람이 국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포스트 코로나를 염두에 두고 국민의 생활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바 후보는 “정치는 상대가 ‘그렇다’고 말할 만한 설득력과 어려운 것도 함께하자는 공감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슬로건으로 ‘설득과 공감’을 내걸었다. 그는 “올바른 역사 인식 아래 새로운 일본을 만들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기시다 후보는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바꿔야 할 것은 바꿔나갈 것”이라며 “자민당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호소하는 힘든 싸움이지만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여러분의 생각과 힘을 받들어 이 싸움에 임해 정치에 대한 각오를 단단히 밝히고 싶다”며 “보수의 본류에 있어 격동의 시대에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리 자리를 둘러싼 경쟁을 본격화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일본 남서부 지역의 태풍 피해를 고려해 야외 유세 대신 TV 프로그램 등 온라인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14일 선거는 양원(참의원·중의원) 총회에서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94명 외에 47개 도도부현 지부연합회 대표 당원들 141명이 한 표씩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체 535표 중 과반인 268표 이상을 얻으면 총재로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상대로 결선 투표를 하지만 스가 후보가 현재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라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자민당 총재로 당선되면 16일 임시 국회에서 차기 일본 총리로 지명 선출된다. 신임 총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1년으로 내년 9월까지만 재임하게 된다.
현재까지 확정된 후보 공개 토론회는 총 두 차례다. 9일 오후 자민당 청년국과 여성국이 공동 주최하는 공개 토론회가 열리고, 12일 오후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공개 토론회가 한 번 더 진행된다. NHK방송은 아베 정권의 연속성과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지방 활성화 방안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