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회복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구리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척도)로 꼽혀 ‘닥터 코퍼(Dr. Copper)’라 불리는 구리는 연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며 3월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파운드당 2.1005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중국 경제 회복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해 지난달 19일에는 파운드당 3.023달러에 거래됐다. 중국은 전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이 지역 경제 회복이 구리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5.87% 상승했고 이번 분기에만 9% 급등했다.
골드만삭스의 광산·금속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앵글로아메리칸과 BHP, 글렌코어, 리오틴토 등 채굴업체 빅4의 주가 하락이 눈에 띄지만, 중국의 주도로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어 구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잭 오브라이언 골드만삭스 전무이사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자동차와 가전제품 부문의 회복이 지속하고 있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꾸준한 강세 덕분에 구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달러 약세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은 향후 구리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구리 공급이 둔화하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의 지속적인 구리 수요로 인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재고는 2005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글렌코어와 BHP가 구리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공급 둔화 우려가 있어 구리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BoA는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구리 광산에서의 공급은 감소했지만 제련된 구리 공급은 증가했다”며 “이러한 차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BoA에 따르면 올해 농축 구리 생산 규모는 2016년과 같은 수준이지만 광산에서의 구리 공급 증가율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BoA는 이어 “5월 글로벌 제련 구리 생산 증가율이 2.5%를 나타냈지만, 광산 공급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어 지속 가능성이 있지 않다”고 관측했다. 현재 칠레 등 주요 산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광산에 최소 인원만 남겨둔 상황이다. BoA는 “내년 구리 공급 부족이 18만8000톤에 이를 것”이라며 “공급 부족분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