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홀로서기를 위해 기간산업안정자금 등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홀로서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지만 그 기간 동안 상당히 힘든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여전히 입국 제한 조치를 두는 데다가 항공화물 운임마저 최근 내림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날 HDC현산에 거래 종결을 공식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산이 최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노딜 의사를 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새 인수자를 찾을 때까지 홀로 버텨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새 인수자를 찾는 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제대로 버틸지 의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끝나지 않으면서 여행 수요는 언제 회복될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기 직전인 8월 둘째 주 국내선 이용객은 141만5852명이다.
하지만 8월 넷째 주 국내선 이용객은 87만5066명으로, 약 38% 감소했다. 국제선 운항률은 여전히 예년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2분기 흑자 달성(별도기준, 1151억 원)에 버팀목 역할을 해줬던 항공화물 운임도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한때 ㎏당 8달러에 육박했던 홍콩~북미 항공화물 운임은 최근 5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화물영업에 나선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미국의 아메리카항공은 35년 만에 화물기 운영을 재개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2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부는 다음 주 초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기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7월 국회에서 “HDC현산과의 딜이 깨지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자격 요건은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 최소 2년이 걸릴 예정”이라며 “여러 악재로 아시아나가 반등을 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기에 아시아나항공 재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처지인데 여객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조기 성사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