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558조8000억 원 중 199조8959억 원은 보건·복지·고용 분야에 쓰인다. 증액분은 19조4000억 원(10.7%)으로, 총지출 증액분(43조5000억 원)의 44.6%에 달한다. 큰 방향은 ‘사람 투자’다. 생계급여와 실업급여로 대표되는 사회·고용안전망이 대폭 확충된다.
사업별로 보면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우선 내년에는 15만7000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받는다. 기준중위소득도 향후 6년간 연 2.0%포인트(P)씩 인상되며, 1~2인 가구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도록 가구원 수별로 인상률이 차등 적용된다. 의료급여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신과 입원이 행위별 수가로 전환되며, 재가의료급여가 시범 도입된다. 두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올해보다 각각 296억 원, 15억 원 늘어난다.
청년에 대해선 주거급여가 분리 지급돼 3만1000가구가 신규로 혜택을 받는다. 기준임대료도 최저 주거기준의 90%에서 95~100%로 현실화하는 등 급여수준도 개선된다. 신혼부부·청년 대상 임대주택 공급은 올해 9만7000호에서 내년 11만 호로 늘어난다. 생애초기 방문건강관리와 공공보육, 초등돌봄 등 임신·출산·육아·보육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공공보육은 내년 36%, 2022년 40% 달성이 목표다. 초등돌봄 대상은 2022년 53만 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차상위 등 저소득 위기가구 신속지원을 위한 긴급복지은 10만4000가구에서 11만5000가구로 확대된다. 장애인의 3대 애로요인(생계·일상생활·일자리) 완화를 위해서는 장애인연금이 기초연금(최대 월 30만 원)에 맞춰 인상되며, 장애인 활동지원이 확대된다. 노인 일자리 공급은 74만 개에서 80만 개로,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대상은 45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국민건강·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이 10조2000억 원에서 11조 원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 예상수입 대비 국고지원율은 올해 14.0%에서 14.3%로 오른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는 공공의료가 강화한다.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이 올해 12개소·28개소에서 내년 17개소·35개소로 늘어나며, 암 데이케어센터 설립에 78억 원,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에 301억 원이 추가 투입된다.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촉진을 위한 데이터 중심병원도 5개소가 신규 설치된다.
보건·복지·고용 예산의 3분의 1인 30조6039억 원은 일자리 창출에 투입된다. 올해(25조4998억 원)보다 20.0% 증액된 규모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사전브리핑에서 “올해와 내년이 어찌 보면 취약계층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을 감안해 노인이나 장애인 등 고용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직접일자리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용서비스는 내년 국민취업지원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예산을 47.5% 증액한다”며 “직업훈련 쪽 규모는 많이 안 늘었지만, 비대면 투자와 신기술 분야 등 직업훈련의 효과가 큰 곳에 중점적으로 늘렸다”고 부연했다.
일자리 분야에서 대표 사업은 모든 취업자 고용보험 단계적 확대 및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한 ‘한국형 고용안전망’ 구축이다. 내년에는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예술인·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를 중심으로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이 확대되며, 예술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해선 구직급여가 지원된다. 고용보험 미가입자에 대해선 구직촉진수당 지급 및 상담, 직업훈련, 일경험 연계로 이어지는 구직·생활안정이 지원된다.
직업훈련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신기술 분야 훈련이 확대되고, 민간훈련기관과 공동 활용하는 비대면 인프라가 대폭 확충된다. 취업준비생·재직자 등 대상 무료 직업훈련 콘텐츠 개발도 110개에서 320개로 늘어난다. 취업 취약계층과 신중년, 국내 복귀기업 등에 대해선 유형에 따라 맞춤형 고용장려금이 지원되며, 취업성공패키지 등 기존사업 지원대상도 대폭 확대된다.
취약계층에 대해선 직접일자리 공급이 확대된다. 사업별로 자활근로는 5만8000개, 노인돌봄은 3만3000개, 장애인 일자리는 2만5000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