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남중수 KT 전 사장이 자회사와 계열사 대표로부터 월 200만원씩 총 3억원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수감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조영주 KTF 전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것과는 액수 면에서 매우 대조적이다.
또한 검찰의 수사 속도도 KTF의 납품비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과 달리 KT 자회사 및 계열사 조사에서 KT 압수수색에 이어 남 전 사장 구속까지는 무려 50일 가까이 걸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검찰의 KTF, KT 수사에 대해 의문점들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자회사인 KTF의 조 전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 구속된 반면, 모회사인 KT 남 전 사장이 고작 3억원을 받아 구속됐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 축소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남 전 사장은 KT 민영화 이후 최초로 연임을 한 대표이사로 KT 경영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고, '남중수 프리미엄'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조직 장악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소 남 전 사장의 스케일로 보아 3억원을 받아 구속될 정도로 '통이 작은(?)' 인물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KTF 납품비리 수사가 시작된 이후 조 전 사장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모아 일부를 정치권으로 전달했다는 의혹이 적지 않게 제기됐고 여기에 남 전 사장도 연루됐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었다.
따라서 남 전 사장의 수사가 시작되자 업계는 대형 비자금 사건이 터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게다가 KTF에 이은 KT 수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권에서 KT그룹 대표이사를 교체하기 위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정계 한 관계자는 "KTF 수사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비자금이 정치권을 흘러 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남 전 사장 연루 가능성이 제기됐었다"며 "하지만 정작 검찰의 KT 수사는 지지부진 시간을 끌다가 결국 3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남 전 사장을 구속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정황으로 볼때 검찰이 남 전 사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현 정부의 관련 인사들에게도 흘러간 단서가 포착돼 수사를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떨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와 KTF 대표이사가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통신 시장이 매우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남 전 사장이 3억원을 챙겨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든 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