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엑스티는 14일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239억 원에 영업이익 30억 원, 순손실이 184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80% 증가, 영업이익이 7배 증가했으나 순손실이 6배가량 늘었다.
순손실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금융비용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이엑스티는 발행된 CB(전환사채)와 관련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118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엑스티 순자산의 15.68%에 달하는 규모다.
CB는 채권과 전환청구권이 결합된 형태의 주식형 채권이다. CB 투자자는 만기까지 CB를 보유해 원금과 이자를 받거나 미리 정한 전환가액으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가 될 수 있다.
이 전환청구권은 파생상품의 일종인 ‘옵션’(Option)으로 보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이 CB 관련 옵션을 부채로 간주해 결산기에 그 가액의 증감을 손익에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가가 전환가액 아래로 떨어질 때 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는 반면 주가가 오르면 전환청구권 행사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므로 주가가 오를수록 CB 관련 파생손실도 커지는 구조이다.
6월 30일 현재 이엑스티 주가는 3395원으로 지난해 발행된 CB들의 전환가액인 2331~2779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인 만큼 이와 관련한 옵션 부채의 규모도 그만큼 커져 옵션부채가 증가한 부분이 평가손실로 손익계산서에 일시에 반영되면서 이엑스티 손실도 그만큼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손실은 현금이 실제로 기업에서 유출되는 손실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엑스티 관계자는 “평가손실 인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손실이 현실화되거나 당사의 현금유출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관계자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른 기재로 인한 착시일 뿐 실제 손실이 그만큼 커진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전환사채를 발행해 여의도NH증권빌딩 재건축사업, 금토동 토지개발사업 및 스페인 부동산 펀드 투자 등 부동산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나 평가손실 발생으로, 마치 전환사채 발행 자체가 반기 결산에서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것처럼 보이게 돼 다소 유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