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달 연속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두 달 여속 3조 원대를 유지했다. 수도권 분양 및 매매 물량 확대와 전세가격 상승 등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중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7조6000억 원 증가한 936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기준으로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6월에도 8조2000억 원 급증해 역시 6월 통계 기준 사상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4조 원 늘었다. 주택 관련 전세ㆍ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집단대출 취급이 둔화되면서 증가폭은 전월(5조1000억 원) 대비 감소했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조7000억 원 늘었다. 이는 직전월 3조1000억 원 증가에서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2018년 10월 4조2000억 원 증가 이후 1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가계대출은 지난달에 이어 꽤 많이 늘었다. 3~4월 둔화했던 주택 거래량이 6월부터 많아지기 시작한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이전에 주택 가격도 많이 올랐고 거래도 활발했다"며 "신용대출 증가폭도 주택 자금 수요 등으로 인해 컸다. 매매거래가 늘어난 데다 최근 수도권 분양 물량이 확대됐고, 전세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부동산대책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지 혹은 커질지는 말하기 어렵다"며 "매매와 전세, 분양시장 등 주택시장 동향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6월 기준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 각각 1만6000호와 3만5000호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2006년 11월(1만6000호) 이후 최고치다.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도 4만8000호(예정물량 포함)로 2016년 12월(5만2000호)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한편, 기업 대출은 잔액 955조 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8조4000억 원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은 1조9000억 원, 중소기업은 6조4000억 원 늘었다. 대기업의 경우 6월 분기말 재무 건전성 지표 관리 차원에서 상환했던 대출을 재취급했고, 중소기업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속에 증가폭을 키웠다.
윤 과장은 “기업대출은 4월 이후 증가폭을 확대하고 있는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한 자금 수요 확대와 정부의 정책지원 효과 영향”이라며 “6월 대기업들의 재무비율 관리 차원에서의 대출 상환 요인이 7월 들어 해소됐고, 금융권의 자금 지원 속에 중소기업의 대출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