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친 낸시 펠로시가 백신과 치료제 등 우리가 중국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하는 훌륭한 일에 긍정적이라는 이유로 벅스 박사에 대한 끔찍한 말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벅스는 낸시에게 맞서기 위해 미끼를 물고 우리를 쳤다. 한심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은 전날 데보라 벅스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비판한 것이다. 벅스 조정관은 면역학자 출신 감염내과 의사로 에이즈 확산 방지에 앞장서 미국에서는 전설적인 전염병 전문가로 꼽힌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킨다”며 “벅스 조정관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하자 CNN에 출연해 “40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것은 그다음 발언이었다. 벅스 조정관은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는 1차 확산보다 심각하다”며 “당장은 개학 대신 원격수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핫스팟)으로 휴가를 다녀온 사람은 누구든 감염됐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코로나19를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의견이다.
다만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벅스 조정관에게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한 발 물러났다. 그는 “낸시 펠로시가 그녀에게 못되게 굴었다”며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벅스 조정관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벅스 조정관이 말하는 것은 지역 사회 감염”이라며 “이를 통제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증상은 전혀 없으면서 병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환자를 파악하고 격리해서 접촉자를 추적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우치 소장의 발언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과 간접적으로 거리를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