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커진 반면 산유국들이 감산 규모를 축소해 공급과잉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40달러 근처까지 낮아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플러스(+)가 감산 규모를 축소해 공급을 늘린 영향이다.
OPEC플러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역사적 수준의 감산에 합의했다가 이달부터 다시 감축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공급량은 전달 대비 하루 150만 배럴 늘어나게 됐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달부터 원유 공급을 늘린 상태다.
그러나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산유국이 원유 공급을 늘리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코로나19 재확산이 가속화하고 있고, 필리핀은 봉쇄령을 다시 내렸다. 호주 제2 도시 멜버른도 코로나19 재확산에 야간 통금을 실시하고 결혼식을 금지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유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틱톡과 위챗을 비롯한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 전반에 걸친 제재 조치를 시사한 상태다.
이에 산유국이 감산 규모를 축소해 공급을 늘리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마이클 맥카시 CMC마켓아시아퍼시픽 수석 시장 전략가는 “수요가 문제”라면서 “OPEC플러스의 감산 규모 축소가 벌써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갈등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 업체 로열더치셸과 미국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은 올해 완전한 수요 회복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4월 마이너스대로 떨어졌다가 서서히 회복돼 왔다. 그러나 유가 상승세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 회복을 지연시킨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40달러 부근에서 정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