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투자청이 소유한 서울 대형 오피스빌딩이 엇갈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서울파이낸스타워는 지난 3년간 줄어들던 영업이익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반대로 강남금융센터(강남파이낸스센터)는 2019회계연도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전년보다 감소했다. 서울 도심권역 오피스 공실이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서울파이낸스센터의 수익 개선이 이뤄졌다.
2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 따르면 회사는 2019회계연도(2019년 4월 1일~2020년 3월 31일) 영업수익 505억 원, 영업이익 33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수익은 5.33%, 영업이익은 9.97% 증가한 수치다. 2015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이 늘었다.
서울 도심권역(CBD, 종로·중구)의 오피스 공실이 크게 줄어들면서 서울파이낸스센터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사인 존스랑라살르(JJL)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17.46%에 달하던 도심권역의 A급 오피스 공실률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절반 수준인 8.8%로 감소했다.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법무법인, 공공기관, 대기업 등 도심권역으로의 대규모 이전 수요가 발생한 영향이다.
순이익도 2019년 178억 원으로 2018년 395억 원 순손실 대비 크게 개선됐다. 2018년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가 전년 대비 716억 원 감소하며 당기순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2019년 투자부동산 공정가치는 전년보다 2억 원 늘어난 데다가 영업이익 개선까지 이뤄지며 순이익이 발생했다.
반면 강남권역(GBD)에 위치한 강남금융센터는 이익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강남금융센터는 2019회계연도에 전년보다 0.06% 줄어든 1062억 원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40억 원으로 1.94% 줄었다. 영업이익과 영업수익 모두 2014년 이후 첫 감소다.
하지만 순이익은 자산가치 상승으로 오히려 늘었다. 강남금융센터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51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3억 원(6.8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가 전년보다 46억 원 늘어나며 줄어든 영업이익을 메꾼 셈이다.
오피스업계는 코로나19 충격에도 저금리 기조와 불어난 유동성으로 서울 대형 오피스 시장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도심권역의 경우 늘어난 공급량으로 인해 강남권역 대비 공실률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지난 2분기 기준 CBD 공실률은 약 15.0%로 다시 증가했고, GBD 공실률은 3.5%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이한국 JLL중개법인 대표는 “CBD의 경우 최근 공급 물량이 늘어난 데 비해 임차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저금리 영향이 워낙 커 매매 유인은 있기 때문에 공실은 다소 늘어나도 매매가격은 강보합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파이낸스센터는 ‘SFC (Labuan) Pte Ltd.’(39.84%), ‘Reco Yoojin Pte Ltd.’(39.84%), ‘Seoul FC Pte Ltd.’(20.32%) 등 세 회사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 세 회사는 싱가포르투자청 산하 ‘Reco SFC Pte Ltd.’의 100% 자회사다. 강남파이낸스센터는 싱가포르투자청 산하 ‘Reco Kangnam Pte Ltd.’와 ‘Reco KBD Pte Ltd.’가 각각 지분 50.01%, 49.99%를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