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사용자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한 단계 진화한 인공지능(AI) 대화형 로봇청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 음성인식은 기기 제어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번에 LG전자가 개발 중인 기술은 로봇 청소기가 능동적으로 말을 하며 사용자에게 다양한 정보와 상황을 알려 준다.
예를 들어 로봇 청소기가 전선이 엉켜있는 컴퓨터 책상 아래에 진입하면 "여기는 전선이 너무 엉켜서 제가 청소하기 어려워요"라고 말한다. 사용자는 해당 공간을 정리하든지, 아니면 "거긴 청소하지 마"라고 로봇청소기에 얘기할 수 있다.
또 "주인님, 이리와 보세요. 여기는 제가 정말 청소하기 어려워요. 조금만 치워주시면, 더 열심히 청소하겠습니다" 등 안내의 표현 강도 단계도 높일 수도 있다.
집안 먼지 등의 상황에 따라 청소 계획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사용자가 "손님들이 돌아가고 한 시간 뒤 청소 시작해줘"라고 하면, 로봇청소기는 "거실에 먼지가 많아요. 삼십 분 뒤에 청소 시작할까요?"라고 묻는 식이다.
이 밖에 반려동물이 집에 돌아온 주인을 반겨주는 것과 유사하게 행동해 소비자가 호감과 재미를 느끼도록 할 수 있다. 로봇 청소기가 현관문 소리 등으로 사용자 퇴근을 인식한 후 사용자를 따라다니면서 그날의 청소 기록을 얘기하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음성인식을 로봇의 단순제어뿐 아니라 사용자와의 대화 방식으로 진화시켜 제품 전체의 만족도를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품 출시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로봇청소기뿐만 아니라 다른 가전제품 및 이동형 로봇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7일에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정식 출시했다. 앞으로 병원과 호텔, 사무실, 레스토랑 등지에서 로봇의 서빙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LG 클로이 서브봇 1호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에 공급했다. 이 로봇은 병원에서 혈액 검체, 처방약, 수액, 진단시약, 소모품 등과 같이 수시로 운반해야 하는 다양한 물품을 배송하는 데 활용된다.
LG전자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제일제면소,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등 여러 매장에서 LG 클로이 서브봇을 순차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올 2월엔 우아한형제들과 배달·서빙 로봇 관련 사업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LG전자가 인공지능, 실내 자율주행 등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쌓아온 로봇 개발능력에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 민족’ 등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접목해 각종 로봇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또 LG전자는 올 1월부터 김상배 메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교수와 차세대 로봇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4족 보행과 물체조작 기술 분야의 권위자인 김 교수와 협업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물체조작기술은 로봇의 손이나 팔을 이용해 물체를 집거나 옮기는 기술이다.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 노진서 전무는 “국내 실정에 맞는 로봇을 개발하고 제품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로봇 국산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