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채승석(50)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가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채 전 대표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 모두 인정하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 전 대표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0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불법 투약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병원 직원이나 지인들의 인적사항을 병원장에게 건네 투약 내용을 분산 기재하는 등 90회에 걸쳐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한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서울 강남의 I 성형외과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채 전 대표의 혐의를 파악하고 지난 5월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두 번째 공판을 열고 채 전 대표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 전 대표는 1994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지난 2005년 애경개발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러나 최근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편 검찰은 지난 9일 채 전 대표 등 재벌가 인사 등을 상대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I 성형외과 병원장 김모 씨에 대해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김 씨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신의 성형외과에서 피부미용 시술 등을 빙자해 자신과 고객들에게 148차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간호조무사인 신모 씨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하고 불법 투약을 감추기 위해 진료기록부 등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