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 거미 행동 똑같이 따라하는 '거미줄 로봇' 개발 성공

입력 2020-07-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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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장으로 물체 감지하고 자극해 자체 무게보다 60배 무거운 물체 포획

▲서울대 김호영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서울대 김호영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서울대 선정윤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서울대 선정윤 교수 (한국연구재단 제공)

▲거미줄 로봇의 구조도. 개발된 거미줄 로봇은 신축성 전극 역할을 하는 선형의 이온 전도성 오가노젤 코어와 이를 감싸고 있는 절연체 역할의 실리콘 탄성체로 구성돼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거미줄 로봇의 구조도. 개발된 거미줄 로봇은 신축성 전극 역할을 하는 선형의 이온 전도성 오가노젤 코어와 이를 감싸고 있는 절연체 역할의 실리콘 탄성체로 구성돼 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진에 의해 거미의 먹이잡기를 모사, 금속이나 세라믹 등 다양한 크기와 소재의 주변 물체를 감지해 붙잡는 '거미줄 로봇'이 발명됐다. 금속이나 세라믹 등 단단한 소재의 로봇을 활용할 수 없는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선정윤·김호영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제1저자: 이영훈, 송원준 연구원)이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에 착안해 전기적으로 주변의 물체를 감지해 포획하고 불필요한 오염물을 스스로 털어내는 거미줄 로봇을 개발했다.

손바닥 크기의 방사형 거미줄을 닮은 이 로봇은 전극 역할을 하는 오가노젤(organogel)을 절연체 역할을 하는 실리콘 탄성체로 둘러싼 샤프심 두께의 신축성 있는 전도성 섬유 소재를 배열해 만들었다.

거미줄 로봇은 수 센티미터(cm) 거리 정도의 주위에 강력한 전기장을 만들어 주변에 있는 물체를 자극(전기적 분극을 유도)하여 강한 정전기적 인력으로 달라붙도록 함으로써 물체를 포획한다.

물체 표면에서 나오는 전기장을 감지함으로써 물체와의 상대적 거리를 감지해, 실제 접촉하지 않고도 접근을 알아내는 것이다. 충분히 접근했을 때만 물체를 자극하여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의도하지 않은 물체에 의한 오염을 회피한다.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을 모사한 거미줄 로봇  (한국연구재단 제공)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을 모사한 거미줄 로봇 (한국연구재단 제공)

마치 정주성 거미가 최소한의 그물만 만들고 먹이가 거미줄에 걸리면 진동을 감지해 추가적인 거미줄로 먹이의 탈출을 막는 것과 비슷하다. 접착력이 강한 거미줄의 오염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전기장 변화를 통해 물체의 접근을 감지한 뒤 정전기적 인력을 이용해 물체를 끌어당기는 거미줄 로봇은 이러한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모든 구성요소가 젤이나 탄성체 등 신축성 소재로 되어 원래 길이의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러한 신축성을 기반으로 거미줄 로봇 자체 무게 0.2g 보다 68배나 무거운 물체를 포획해 냈다.

또한 투명, 혹은 반투명한 소재로 만들어 다양한 환경에서 위장 하는데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거미의 행동학적 특성을 전기적으로 모사하여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비정형화된 물체 잡기 등에 응용할 수 있는 거미줄 로봇은 소프트 로봇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상호보완적으로 통합하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성과다.

향후 차세대 인공 근육 및 전자 피부, 그리고 로봇 팔 등에 주요한 설계 변경 없이도 추가적인 기능성을 부여해 활용범위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리더연구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로봇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저널 표지논문으로 16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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