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2분기 실적이 대체로 침체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만 피해 규모가 어느 수준인지는 불분명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발생한 경제 위기의 여파 속에서 S&P500 기업 중 180개 이상의 회사가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깜깜이 시즌’ 속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폭넓게 분산됐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이 제시한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실적을 전망한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많은 기업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발하기도 전에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는 것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월가의 실적 추정치 또한 애널리스트별로 들쭉날쭉해졌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실적 추정치의 최고치와 최저치의 격차는 2분기 주당 40센트까지 벌어졌다. 이 격차는 최근 13년간 9~16센트 사이를 오갔는데 지난 1분기 들어 30센트로 급증했다.
이처럼 확대된 격차는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만약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웃돈다면 주식이 급격하게 오를 것이고, 반대로 그렇지 못하면 주가는 내림세를 나타내게 된다. 실제로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등락 폭이 컸다. 지난달 30일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의 주가는 당일 시간 외 거래에서 종가 대비 9%가량 급등했다. 반대로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낸 나이키는 발표가 있었던 6월 25일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4% 급락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전체적으로 2분기 실적이 암울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의 조사에 따르면 월가는 S&P500 상장사의 2분기 주당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가까이 급감했을 것으로 전망햇다. 11개 업종 모두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151.7%), 비(非) 필수소비재(-118.0%), 금융(-55.0%) 등의 낙폭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레피니티브의 조사에서도 전문가들은 S&P 500 기업들의 2분기 순익이 약 44% 급감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금융 부문의 순익은 52%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