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바이러스로 인해 글로벌 스포츠 산업의 시계가 멈춰섰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스포츠 대회와 이벤트의 연기 및 취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4대 메이저 마라톤’ 중 하나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124년 역사상 처음으로 취소됐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애초 4월 열릴 예정이었다가 9월로 미뤄졌는데, 가을이 되더라도 상황이 완전히 해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결국 주최 측이 취소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또 다른 메이저 마라톤 대회인 뉴욕 마라톤 대회가 코로나19 사태로 결국 취소됐다.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역시 올해 열리지 않게 됐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취소된 것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60경기로 축소되면서, 1901년 이후 가장 짧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미 한 차례 연기된 경기가 열릴 수 있을지 또한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림픽의 경우 오는 10월이 대회 개최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시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은 지난 5월 호주의 한 언론사가 개최한 인터넷 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더라도 전 세계에 충분히 배포되지 않는 상황을 상정해야 한다”며 “오는 10월이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가 생긴 것은 프로들의 스포츠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는 개개인들의 생활 속 체육 생활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헬스장이 문을 닫거나 사람들이 감염 우려에 스스로 실내 체육관 방문을 자제하면서 자택에서 혼자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홈트)’ 문화가 성행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관련 기업의 실적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홈트레이닝 전문 기업 펠로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억246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 급증했다. 홈트레이닝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접목해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 이 업체는 스피닝 자전거·러닝머신 같은 실내 운동기구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운동 강의 콘텐츠 또한 제공한다. 펠로톤은 올해 연간 매출 또한 전년 대비 89% 늘어난 17억2000만~17억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교통 이용 및 실내 운동을 대체할 수단으로 ‘자전거 붐’이 일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자전거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대형 마트에서 자전거가 동나고, 저렴한 가격의 가족용 자전거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예상 밖의 자전거 열풍에 품귀 현상까지 빚어질 정도라고 한다. 미국 이외에 필리핀 마닐라, 이탈리아 로마 등지에서도 자전거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직장인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버스나 지하철 등을 대체할 통근수단을 찾고, 헬스장 이용객과 자택에서 긴 시간을 지내게 된 아이들 또한 대체 활동을 찾게 되면서 자전거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A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