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시네마 LED(발광다이오드) 브랜드 ‘오닉스’가 공개된 지 3년 만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오닉스는 영사기 대신 LED 디스플레이로 고화질 영화를 상영하는 기술이다.
기존에 없었던 시네마 LED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앞세워 전 세계 유명 상영관 60곳에 설치됐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오닉스는 13일 출범 3주년을 맞게 된다.
삼성 시네마 LED가 2017년 처음 공개됐을 때는 특별한 명칭이 없었다. 오닉스 브랜드명은 다음 해 4월이 돼서야 붙어졌다.
오닉스는 기존 영사기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LED 물질 특성으로 인해 기존 영사기보다 최대 10배 이상 밝다.
초당 24장 프레임만 들어갈 수 있는 영사기와 달리 초당 60장을 소화할 수 있어 빠른 장면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사장은 오닉스에 대해 "120여 년 역사의 영화 산업 판도를 바꿀 혁신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어려 장점에도 오닉스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가전업체가 시네마 LED 시장을 창출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2017년 오닉스를 도입한 상영관은 2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기준 전 세계 60곳 상영관, 66개 스크린에 오닉스가 공급됐다. 약 3년 만에 30배 이상 성장했다. 진출 국가도 미국, 중국, 스페인 등 10개국을 훌쩍 뛰어넘는다.
오닉스의 성공은 삼성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에서 점유율 27.3%로 선두를 차지했다. 2009년 이후 11년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34.2%)는 LG전자(14.5%)를 약 20%포인트 차이로 여유롭게 제치고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향후 오닉스 수주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국내 영화관 관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6% 줄어든 153만 명으로, 2004년 이후 최저치이다.
LG전자가 시네마 LED 시장에 뛰어든 것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대만 영화관 체인인 쇼타임 시네마에 LG LED 시네마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오닉스는 전 세계 유명 영화관에 설치될 정도로 이미 성능을 인정받았다”며 “코로나19 종식 시점에 따라 오닉스 수주 양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