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에 포함된 사포닌의 성분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세계 최초로 도라지 표준유전체를 해독했다고 1일 밝혔다.
표준유전체는 특정 생물종을 대표할 수 있는 표준이 되는 유전체 정보를 말한다. 유전체 해독은 생명체가 가진 유전자 종류, 개수, 구조, 기능 등을 밝혀내는 연구다.
토종 품종 유전체 해독을 다른 나라가 먼저 할 경우, 신품종을 개발할 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유전자원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농진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인 장백도라지의 유전체 680Mb를 해독하고 유전자 4만18개를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또 도라지의 주요 약리물질인 사포닌의 대사경로를 분석해 기관지 보호 효과가 뛰어난 베타아미린 생산에 쓰이는 24개 유전자를 새롭게 밝혀냈다.
농진청은 도라지 표준유전체 해독을 선점함에 따라 사포닌 함량이 많은 도라지 종자 개발, 유용물질의 대량생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도라지에서 해독한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더덕과 도라지를 구별하는 일종의 유전자 신분증인 분자마커를 개발하고 이에 관한 특허출원과 기술이전을 진행했다.
안병옥 농진청 유전체과장은 "유전체 정보는 생명체의 표준설계도로 생명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원천 지식재산권"이라며 "도라지 유전체와 사포닌 생산 정보가 신품종 육성 등 농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