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러시아에 첫 엔진 공장을 세우고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시에서 ‘엔진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전날 열린 기공식에는 알렉산더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권동석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오승훈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는 러시아 정부의 기업투자 촉진제도(SPIC)를 통해 이뤄졌다. 러시아는 현재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이 현지 생산 비율을 이행할 경우 부품 수입 관세 인하,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기존 중국 산동성 소재의 엔진공장에서 생산한 엔진을 러시아 및 유럽으로 수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와 물류비를 절감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대위아는 중국 생산 설비의 일부를 러시아로 이전하기로 했다.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장 오승훈 상무는 기공식 인사말에서 “러시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인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엔진 공장을 설립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최고 수준의 엔진을 생산하며 러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현대위아의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위아의 첫 유럽 내 자동차부품 생산기지인 러시아법인 엔진공장은 총 13만2000㎡(약 4만 평) 규모의 부지에 지어진다.
2021년 10월부터 연 24만 대 규모의 승용 차량용 엔진을 생산한다.
직렬 4기통 1600cc 가솔린 엔진을 생산한 이후 향후 유럽 내 상황에 따라 생산 엔진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및 유럽 시장의 상황에 따라 연 30만 대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 또한 현대위아가 엔진 공장을 신설하는 바탕이 됐다.
KOTRA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6년 130만대 수준이던 신차 판매가 2017년 159만대, 2018년 180만대, 지난해 176만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여기에 더해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 러시아에서 9만3446대를 판매하며 판매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기준 러시아에 등록된 전기 차량이 5000대에 못 미칠 정도로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고, 러시아 지역의 에너지 환경 및 지리적 여건상 내연기관의 시장성 또한 여전히 밝다고 봤다.
현대위아는 러시아법인 신설로 전 세계에 총 다섯 개의 엔진 생산 기지를 확보, 연 200만 대 이상의 엔진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충남 서산과 △경기도 평택시, 해외에서는 △중국 산동법인과 △멕시코법인에서 엔진을 양산 중이다.
현대위아는 러시아법인을 기점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완성차 시장으로 자동차 부품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생산비와 물류비를 절감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 중인 러시아에 자동차 부품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러시아를 넘어 유럽 전역에서 인정받는 자동차 부품사가 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