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대한상의에서 신청받은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원거리 다중 무선충전 스탠드 △푸드트럭 공유주방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 등 3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와 과기정통부가 함께한 첫 샌드박스 과제인 워프솔루션의 ‘원거리 다중 무선충전 기술’이 실전 테스트에 들어간다.
무선주파수(RF) 대역의 전자기파를 이용해 원거리에서 여러 개의 IT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무선충전 기술 상용화 시 스마트팩토리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 전기차 배터리, 인공장기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모든 IoT 사물 기기의 전선과 코드를 없애는 전선 없는 미래를 여는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전파법상 900MHz 대역이 무선충전용으로 분배되지 않고 있어 무선 충전기술 실증이 불가능했다. 주파수 분배가 전제된 방송통신기자재 등의 적합성 평가도 어려웠다.
심의위는 초연결 코드리스(Cordless) 시대를 여는 핵심기술, 무선 충전기술 경쟁력 확보와 연관 산업파급 효과를 고려해 실증 특례를 부여했다. 전문시험기관(전파플레이그라운드 활용) 내에서 무선 충전 기술 성능 및 타 대역 주파수와의 간섭을 확인하고, 검증된 주파수를 사용하여 실사용 환경에서 실증할 수 있다.
워프솔루션은 우선 스탠드의 형태 무선충전기기로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탠드 빛이 비추는 지름 20cm 범위 내의 3~5개의 IT기기를 무선충전한다. 향후 실증 결과에 따라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이경학 워프솔루션 대표는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도 만들지 못한 원거리 무선충전 기술과 핵심부품인 초소형 파워앰프(PA; Power Amplifier)의 자체 제작이 가능하다”며 “파워앰프는 신호를 증폭시켜 데이터를 멀리 보내는 부품이며, 주파수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전송할 때 충전전력도 전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푸드트럭 사업자를 위한 공유주방(칠링키친)도 문을 연다. 기존에 실증특례를 받은 공유주방처럼 여러 사업자가 동일 주방을 공유하는 모델이지만 푸드트럭 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푸드트럭 사업자는 공유주방에서 전처리와 반조리를 하고, 푸드트럭에서 최종 조리해 소비자에 판매한다.
현행법상 조리ㆍ판매 행위는 신고한 푸드트럭에서만 가능하지만 트럭 공간이 좁고 급배수가 어려우며 짧은 시간에 음식을 판매하는 영업특성상 전처리와 반조리를 가정 등 다른 장소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1개 조리장, 1개 영업자 원칙에 따른 주방과 관련 시설의 공유도 불가능하다.
심의위는 푸드트럭 사업자의 안전한 위생관리를 통한 소비자 후생을 고려해 공유주방 운영 가이드라인 준수를 전제로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함현근 칠링키친 대표는 “공유주방을 통해 위생과 맛은 물론 푸드트럭 서비스 전반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며 “메뉴개발, 위생관리, 마케팅 등 푸드트럭 운영 전반을 컨설팅해 청년들의 푸드트럭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격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간편 본인인증 앱(PASS)와 계좌인증을 통한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KT)도 임시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홈페이지나 앱을 통한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은 범용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가 있어야 하지만, 앞으론 PASS앱과 은행 계좌만 있다면 가능하다.
PASS는 휴대폰ㆍPIN 번호, 생체 정보(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을 활용한 통신 3사의 간편 본인인증 앱이다. 쉬운 설치와 사용을 할 수 있고 금융권 수준의 보안 기준으로 3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계좌인증은 이용자 계좌에 소액(1원)을 이체하며 전송한 인증 값을 입력해 본인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복합인증 방식을 통한 비대면 가입 임시허가로 본인인증 수단이 확대돼 이용자 편의성 제고는 물론 타인의 부정가입 등으로 인한 피해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개정된 전자서명법 시행에 앞서 공인인증서 외에 다양한 본인인증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와 과기정통부 간의 첫 협력사업이 문을 열게 됐다”며 “국내 유일의 민간 샌드박스 기구인 대한상의는 ICT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사업자가 제도에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는 상의 과제 외에도 △요금 선결제 가맹택시 서비스 △택시 차고지 밖 교대 서비스 △GPS 기반 앱 미터기 등 총 9건을 심의ㆍ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