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틱톡 등 59개 중국 앱 사용금지…안보 우려 이유

입력 2020-06-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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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충돌 이후 중국 기업에 대한 보복 목소리 커져…온라인상에서 중국 의존도 커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작용

▲인도 중부 보팔에서 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중국 동영상 앱 틱톡을 보고 있다. 보팔/EPA연합뉴스
▲인도 중부 보팔에서 한 스마트폰 사용자가 중국 동영상 앱 틱톡을 보고 있다. 보팔/EPA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자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모바일 앱들을 차단했다.

정부는 동영상 앱 틱톡과 UC브라우저, 셰어잇, 헬로, 바이두 맵과 위챗 등 59개 중국 앱을 사용 금지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중국과 인도군이 히말라야 국경지역에서 무력 충돌해 20명 인도 군인이 사망하고 나서 인도에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중국에 보복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WSJ는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이들 앱은 인도 주권과 영유권, 안보, 공공질서의 안전을 침해하는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며 “사이버공간의 보안이 우려된다”고 차단 이유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도 고위 공무원은 WSJ에 “앱들이 국가 방위 부문에 해를 입히는 활동에 사용될 수 있어서 이런 조치가 취해졌다”며 “이는 국경충돌 이후 중국에 대한 첫 번째 선례로, 인도가 다양한 보복 옵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에 이어 더 많은 나라가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성명에서 “중국 앱 이슈는 긴급 조치가 필요한 매우 심각하고 즉각적인 우려 사항”이라며 “일부 모바일 앱은 사이버 절도에 악용되고 있으며 사용자 데이터가 인도 밖 서버로 전송되는 것에 대해 여러 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지적했다.

금지된 앱 중 UC브라우저는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모바일 웹 브라우저이며 위책은 텐센트홀딩스의 메시징 앱으로 전 세계 월간 실제 사용자 수가 12억 명을 넘는다. 두 앱 모두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사용자가 많다.

또 베이징 소재 바이트댄스의 틱톡은 금지된 앱 중 가장 인기가 많으며 특히 인도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페이스북의 왓츠앱과 함께 인도 소셜미디어를 지배해왔다고 WSJ는 설명했다.

지난달 인도는 전 세계 틱톡 신규 사용자 배출 1위를 차지했다. 리서치 업체 센세타워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이뤄진 약 1억1200만 건의 다운로드 중 20%를 인도가 차지했다. 미국이 9.3%로 2위였다.

인도가 중국 모바일 앱 사용금지에 나선 이유 중 하나로 자국 IT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는 것이 꼽히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 폴슨연구소 산하 중국 경제 전문 싱크탱크 마르코폴로의 지난 4월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상위 10개 앱 중 6개가 중국 기술회사 소유였다. 이는 2015년의 3개에서 늘어난 것이다.

인도 진달국제관계학교의 스리람 차울리아 학장은 “강력한 선전전이 인터넷 공간에서 민족주의를 불어넣고 있어 중국과 인도의 디지털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이 자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국경 분쟁에 대한 정부의 결의를 약화하는 것을 막고자 온라인상에서 중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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