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을 하는 목적은 저마다 다르다. 정답은 있을 수 없다. 식도락, 예술 작품 감상, 건축물 답사…. 각자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여행 코드가 나올 수 있다.
각 도시가 낳은 인물들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도시의 품격과 공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의 지적 생활과 문화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인물들과 교감하는 여행은 발효 음식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맛을 우려낸다.
저자는 지난 15년 동안 '천재'라는 코드로 유럽과 북미, 그리고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숱한 이야기들을 수확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류 문화사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긴 인물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파리, 빈, 런던, 프라하, 베를린, 라이프치히 등 유럽 6개 도시를 선별해, 각 도시를 배경으로 다룬 대표적인 영화 이야기로 시작해 지적인 개인주의 여행을 풀어나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는 일상의 변화를 겪고 있다. 유럽 여행의 패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낯선 사람들과 단체로 이동하는 '알레그로 여행' 대신 혼자서 또는 둘이서 느긋하게 즐기는 '안단테 여행'이 주를 이룬다는 것.
속도를 늦추면 사람이 보이고, 사람을 만나는 여행은 오래도록 향기가 지속된다. 우리의 문화생활과 지적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각 도시의 인물들과 교감하는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