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감소세가 소폭 둔화했으나, 실업자는 크게 늘었다. 5월 기준으로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통계기준이 변경된 2000년 이후 최대·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10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2693만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용률은 60.2%로 1.3%포인트(P) 내렸다. 취업자가 감소한 건 3월부터 3개월째다. 그나마 취업자 감소 폭은 전월(47만6000명)보다 둔화했다. 산업별로 운수·창고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각각 5만 명, 13만1000명 늘고 숙박·음식점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교육서비스업은 전월보다 감소 폭이 둔화했다.
취업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에선 5만7000명 줄며 전월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했는데, 올해엔 수출입 제한으로 자동차 등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줄고 고용률이 하락한 가운데, 25~29세의 감소·하락이 두드러졌다. 취업자는 6만6000명 줄고, 고용률은 3.2%P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신규채용이 중단된 탓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봄철이 되면 면접을 보고 채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들이 연기됐다”며 “조금은 풀렸지만, 대면서비스 업황 부진으로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시간대별로는 일시휴직자 증가 폭이 전월 113만 명에서 68만5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체계)로 전환과 함께 그간 중단됐던 노인일자리 사업이 재개돼서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각각 127만8000명으로 13만3000명 늘고, 4.5%로 0.5%P 올랐다. 단 실업 확대를 부정적으로만 보긴 어렵다. 3~4월에는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감소했는데, 이는 채용이 축소되면서 실업자 중 상당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해서였다. 5월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되고 실업자가 늘었다는 건 기존에 비경제활동인구에 머물렀던 취업준비생들이 다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재개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도 6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월 12만4000명에서 3만9000명으로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