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는 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전사회의에서 트럼프 게시물에 대한 직원들의 질문에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사망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 거센 항의시위가 일어나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을 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위터는 공개적으로 이 메시지를 차단했지만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근 페이스북 일부 내부 이벤트는 스트리밍으로 공개됐지만 이날 회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트럼프 이슈에 대해 단호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인 글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힘든 결정이었지만 이에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페이스북의 원칙과 정책은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옳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에 화를 내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의 정책에 대한 검토가 내 결정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직원들에게 “결정을 내린 후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그 기회를 활용해 게시물이 선동적이고 해롭다고 느꼈다는 것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우리의 지침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저커버그가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내부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당초 이번 회의는 4일 열리기로 예정됐으나 페이스북이 트럼프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항의로 전날 일부 직원이 가상파업을 벌이자 앞당겨졌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2명은 페이스북이 트럼프에 대해서 회사 정책을 적용하지 않는 것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아예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
트럼프 게시물을 둘러싼 직원들의 거센 반발은 16년간 페이스북을 이끌어온 저커버그 리더십에 최대 시련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흑인 간부나 직원, 시민단체 리더들과 자사 정책 결정에 대해 협의했지만 참가자들에 따르면 회의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