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니와 구글,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이 잇따라 예정된 행사를 취소했다. 소니는 4일로 예정된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PS5)’ 소개 가상 기자회견 이벤트를 연기하기로 했다.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도 이날 열기로 했던 최신 게임 ‘매든 NFL21’ 공개 이벤트를 취소했다. 알파벳 산하 구글은 3일 실시하려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11’ 도입을 연기했다. 에어비앤비는 브라이언 체스키 최고경영자(CEO)가 여행사업에 대한 비전을 밝히는 화상 연설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기업 모두 이번 시위사태로 다시 떠오른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니는 성명에서 “지금은 축하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더 중요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A는 “우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 커뮤니티의 친구, 동료, 파트너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게임, 스포츠보다 더 중요하며 우리 모두 함께 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주부터 계속되는 시위와 폭동, 약탈 등으로 매장이 문을 닫는 등 막대한 피해를 본 소매업체들도 자사 피해 규모 대신 이번 사태가 인종차별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대형 할인점 타깃은 이번 시위 도화선이 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근거지로 하고 있어서 유달리 큰 피해에 시달렸다. 타깃은 지난 주말 약 200개 매장이 문을 닫거나 운영시간이 단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깃은 시위자들에 대한 공감을 표시하고자 이날 “더는 피해를 본 매장 수를 발표하지 않겠다”며 “지역사회 복구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는 직원들에게 “우리는 인종주의와 차별에 함께 맞설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는 것은 월마트 가치의 핵심인 것은 물론 인권과 존엄, 정의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사태로 매장 일부 문을 닫아야 했던 나이키와 애플도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냥 해봐(Just Do It)’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나이키는 지난달 29일 ‘이번 한 번만 하지 말라(For once, Don’t Do It)’라는 정반대의 광고를 자사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는 “인종차별주의에 등을 돌리지 말고 다 함께 사회 변화에 동참하자”고 호소한 것이다.
미국 소매점을 전부 폐쇄한 아디다스도 자사 트위터에 “함께 하는 것이 변화하는 방법”이라며 경쟁사인 나이키 광고를 리트윗하는 등 공감을 표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미국의 인종차별이 만연했다고 지적하면서 “모두에게 더 낫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자”고 촉구했다. 또 쿡 CEO는 “6월 한 달 동안 직원들이 미국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면 회사가 직원 1명당 2명분으로 함께 기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