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회적 가치(SV) 측정 기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민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사회적 가치 측정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K-사회적가치 측정’이 국제 표준화될 수 있도록 현재의 측정 기준을 정성적·정량적으로 고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영태 한국가스공사 상생협력처 처장은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함께하는 기업 CSR 국제 콘퍼런스’의 패널토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며 K-브랜드가 주목 받았듯이 한국의 사회적 가치 평가 부분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준우 한밭대학교 교수(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 심사위원)를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이 처장을 비롯해 이현철 화진산업 대표, 김재은 산업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이 처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의 반복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가스공사의 사회적 가치 측정 노력을 소개하며 “정량적 측정은 예산이 투입된 결과물이지만, 사회적 가치에는 정성적인 부분이 많아 이 부분이 실질적으로 평가되지 못한다는 딜레마가 있는 상황”이라며 “부가가치에 대한 평가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간, 업종·규모별 비교 가능성도 작아 세부 항목에 대한 지수화 평가, 상대적인 점수 평가도 향상시켜야 할 부분”이라면서 “사회적 가치라는 것이 한두번의 교육을 가지고 내재화되는 것이 아닌 만큼 계속적으로 평가되고 약한 부문은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 역시 “기업은 모든 걸 측정하며 이는 앞으로 더욱 강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사회적 가치 역시 질적인 산출 부문을 고민하고 있고 이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작업의 초반이라고 생각한다. 평가 방법론에 이견이 존재하지만 긴 호흡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전환하면서 내외부에서 소통하기는 좋은 상황이지만 정량적 성과에만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며 “정성적 측면과 정량적 측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연구위원 민간과 공공 부문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자원 투입 시 지역사회와 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법을 만들어 의사결정의 핵심자료로 활용하고 △많은 사회적 가치 지표의 홍수에 매몰되지 않고 핵심 지표를 정해 집중해야 하며 △사회의 관점에서 회사의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가치 창출은 중요질 것이며 초기에는 조악하더라도 (사회적 가치 창출의) 평가 측정 계획을 세워놓는 게 효과적”이라며 “사회적 가치는 자원이 한계가 많은데 이 제한된 자원으로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측정 방법론을 바탕으로 개별 기업에선 사회적 가치 추구를 기본 역량으로 내재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에 대응한 화진산업의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 집단과 단체에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어렵다”면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이 기업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책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조직구성원들 머릿속에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공감대와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이윤 추구를 무시할 순 없지만 (사회적 가치 창출의) 소명과 책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바탕이 된 결정들이 중소벤처기업의 생태계에 작은 울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모든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넘어서야 하는 허들이 아니라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나름의 목표와 기준을 만들어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