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전문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대해 금호타이어에 빼앗긴 내수 교체용 타이어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신규 법인 설립과 관련해 “당사 프렌차이즈(가맹사업) 가운데 하나인 타이어 전문점 ‘T 스테이션’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라며 “가맹사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전문 판매법인은 ‘T&A(티앤에이) 주식회사’다. 한국타이어가 지분 100% 보유한, 자본금 약 26억 원 규모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다.
현재 금호ㆍ한국ㆍ넥센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내수시장에서 직영점과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직영점은 이름 그대로 타이어 회사 본사가 직접 매장을 열고 관리하며 판매에 나선다. 가맹점은 프랜차이즈 형태다. 한국타이어 T 스테이션, 금호타이어 ‘타이어 프로’ 등의 브랜드가 여기에 속한다.
한국타이어가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한 판매망 T 스테이션은 약 500곳으로, 이 가운데 10여 곳이 한국타이어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다.
이처럼 제조사가 별도의 판매법인을 추진하는 이유는 전문성과 효율성을 위해서다. 타이어 제조사는 개발과 제조에 집중하고, 판매사는 전문성을 앞세워 네트워크 확장과 판매ㆍ서비스 효율성에 집중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 역시 신규 설립한 판매 전문 법인을 앞세워 직영점 운영과 효율적인 판매 시스템 구축, 네트워크 확장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현재 한국지엠(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1993년 별도 판매법인인 ‘대우차판매’를 앞세워 제조와 판매를 분리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가 국내에 타이어 전문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유는 금호타이어에 빼앗긴 내수 교체용(RE) 타이어 시장 1위를 되찾기 위해서다. 해외생산과 현지판매에 집중해온 탓에 내수시장에서는 늘 금호타이어에 1위를 내줬다.
2018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메이커의 생산공장에 납품하는 OEM 판매와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금호타이어가 1위를 지키고 있다.
타이어산업협회(KOTMA)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한국타이어는 2016년 하반기부터 금호타이어에 1등을 내줬다. 2017년과 2018년 시장 점유율은 한국타이어가 각각 36.4%와 35.3%에 그친 반면, 금호타이어는 39.5%와 40.6%에 달하며 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후발주자가 제조사와 판매사를 분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조직력과 제품경쟁력 등을 갖춘 기업이 추진할 수 있는 경영전략으로, 기업 입장에서 매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