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는 효성캐피탈의 해외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금융그룹 중 하나인 핑안보험을 비롯해 일본과 호주계 SI들이 관심을 보인데다, 잠재적 원매자로 거론되는 국내 금융지주나 사모투자펀드(PEF)는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로 인해 투자 결정을 유보하고 있어 국내보다는 해외 매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 핑안보험그룹의 자회사인 핑안인터내셔널파이낸셜리싱과 일본·호주계 SI들은 효성캐피탈 인수전의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간 것으로 알려진다.
2018년 12월 지주사 전환에 따라 올 연말까지 효성캐피탈의 매각을 진행해야만 하는 효성그룹은 효성캐피탈의 매각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간사를 다이와증권에서 크레디트스위스(CS)로 변경한 데 이어 최근 다시 BDA파트너스로 변경했다. 앞서 효성그룹은 외국계 주관사들과 접촉하며 꾸준히 해외 원매자 물색에 나서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캐피털업계 경영환경이 열악해졌고 잠재적 원매자로 거론되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대부분 캐피탈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 국내 PEF나 금융지주들과 ‘몸값’ 눈높이도 달라 국내에서는 흥행 가능성이 낮다는 예상에 해외 원매자를 탐색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그룹은 효성캐피탈 매각 가격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 수준인 5000억 원 가량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캐피탈 업계 가치와 관련해 PBR 0.7~0.8배를 적용해 책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해외 원매자들에게 효성캐피탈은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캐피탈사는 주인이 바뀌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치 않아 딜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산업기계 및 공작기계 리스시장에서 강점이 있는 사업구조도 자국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리스를 일으키는 등의 밸류업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캐피탈 업계의 업황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현재 효성캐피탈의 매각가는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시장의 평가보다 높은 눈높이를 고수하고 있는 효성그룹은 해외 원매자들을 상대로 매각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해외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