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일 ‘경제동향 5월호’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경고수위를 ‘불확실성 확대’에서 ‘경기 위축 심화’로 상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 영향이 서비스업을 넘어 수출, 제조업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3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이 급감하고,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전년 동월 대비 소매판매액지수 감소 폭은 2월 2.4%에서 3월 8.0%로 확대됐으며, 서비스업생산은 2월 1.2% 증가에서 3월 5.0% 감소로 전환됐다. 소비자심리지수도 3월 78.4포인트(P)에서 4월 70.8P로 급락했다. 파급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는 2월 49만2000명 증가에서 3월 19만5000명으로 전환됐다.
그나마 투자는 기저효과 등이 반영되면서 반도체와 토목 부문을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단 향후 설비투자는 기업 투자심리 악화로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은 대외수요 위축으로 4월에는 모든 품목과 지역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KDI는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급락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수출국의 이동제한이 진행 중인 상황에 비추어볼 때 대외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부진은 국내 자동차공장 가동 중단 등 제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이날 발표한 ‘2020년 세계경제 전망(업데이트)’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기존 전망(3.2%)보다 5.8%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국가별로는 선진국 전망치를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내렸다. 미국(-6.0%), 유로지역(-7.3%), 영국(-6.7%), 일본(-6.2%) 등 대부분 선진국이 마이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플러스 성장을 예상한 국가는 중국(2.2%)과 인도(2.0%),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가 전부다. KIEP는 중국과 인도 정도만 코로나19 종식을 전제로 ‘V자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