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내 웬디스 매장 5곳 중 1곳 정도가 햄버거 등 육류가 들어간 메뉴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티븐슨은 웬디스 매장 5500곳의 메뉴를 분석한 결과, 전체 19%인 1043개의 매장에서 현재 육류 메뉴를 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비자는 소셜미디어에 웬디스 드라이브스루에 ‘소고기 제품 판매 불가’ 공지가 붙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일부 네티즌은 소셜미디어에 과거 웬디스 버거를 유명하게 만든 1980년대 광고를 게재, 육류 공급 부족에 따라 햄버거 판매마저 제한돼 버린 상황을 풍자하기도 했다. 당시 웬디스는 ‘소고기는 어디에?(where’s the beef?)’라는 문구를 통해 빵만 클 뿐 소고기 패티는 작은 경쟁사의 햄버거를 공격하는 한편, 자사는 햄버거에 크고 두툼한 소고기 패티를 사용한다고 광고한 바 있다.
웬디스는 “코로나19로 인해 북미 전역의 소고기 공급업체 가동에 문제가 발생, 육류 공급이 부족하다”며 “일시적으로 일부 메뉴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냉동육이 아니라 신선육을 쓰는 웬디스의 경우, 다른 곳보다 육류 공급 차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육류 공급이 달리면서 코스트코, 샘스클럽, 크로거, 하이바 등 대형 할인매장과 식료품점들은 고객 한 명당 고기 구매량을 제한하는 조치에 돌입하기도 했다. 코스트코는 지난 4일 쇼핑객들의 신선육 구매량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코스트코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제품 구매를 1인당 3개까지로 제한한다. 더 많은 소비자가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앞서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도 이와 유사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육가공 공장을 필수 인프라로 지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차질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 돼지고기 생산 차질에 따라 소와 돼지 사육 농가들은 판로가 막혀 가축을 대량 살처분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육가공 공장을 필수 인프라로 지정, 가동을 지속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근로자들이 업무 복귀를 거부하는 등 차질이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체육 생산 업계는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식품 스타트업 임파서블푸드는 이번 주부터 전국 1700개 크로거 매장에서 콩을 비롯해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만든 채식 버거를 팔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채식 버거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대체육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