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안속는다”···한국판 뉴딜·남북철도 연결 추진에도 약발 안받는 관련주

입력 2020-04-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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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 등을 발표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 등을 발표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정부가 경기 부양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수십조에 달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남북철도 연결 추진 방안을 내놨지만 증시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사업들이 수차례 지연되면서 삽을 뜨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가 주도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한국판 뉴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3년간 3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인 23일에는 통일부가 김연철 장관 주재로 제313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 사업으로 인정하고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동해북부선 건설 사업이 남북협력사업으로 지정되면서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가능해져 조기 착공의 여건이 마련됐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국책 사업의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에서는 건설주나 철도관련주, 시멘트주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관련주들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주영 고 현대그룹 회장과의 인연으로 대표적인 대북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정부의 방안이 나온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고 오늘은 5.04%(1750원)이나 급락했다. GS건설(-3.02%) 역시 2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대림산업(-3.33%), 대우건설(-3.51%), HDC현대산업개발(-5.91%) 등 대형건설사들의 주가가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철도관련주로 분류되는 현대로템도 23일 3.56%(650원) 하락한데 이어 오늘도 –1.70% 약세로 거래를 마쳤고 선도전기(-3.71%), 대호에이엘(-2.48%), 우리기술(-1.42%) 등 철도 관련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대규모 공사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시멘트주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일현대시멘트는 정부 발표 이후 2거래일 동안 11.62%가 빠졌고 삼표시멘트(-11.17%), 한일시멘트(-7.45%)도 같은 기간 시장 지수보다 큰 폭의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뉴딜 정책이 토목산업보다는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혜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북 철도사업 역시 지난 2000년부터 추진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추진된 사항이 거의 없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1일 외신을 통해 갑자기 불거진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도 시장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신중한 모습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혜를 기대하는 건설·건자재 기업에게는 실망스럽겠지만 이번 뉴딜 정책은 토목 중심의 정책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정부 주도 경제 성장을 위한 토목 발주를 꾸준히 늘리고 있고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역시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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