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2억 원 가까이 펀딩에 성공한 운동기구 '머슬레인'이 유사제품 논란에 휩싸였다.
와디즈 사용자들이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펀딩했던 '바디보스'라는 제품과 유사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와디즈에 따르면 다용도 홈트레이닝 기구 '머슬레인'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0일까지 펀딩한 금액은 1억8996만6000원이다.
머슬레인은 좁은 공간에서 발판과 봉, 밴드 등을 여러 방식으로 결합해 사용해 고가의 시설 헬스기구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운동기구다.
총 2251명의 서포터가 참여할 만큼 참신성을 인정받았지만, 미국 바디보스라는 업체의 제품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머슬레인 메이커인 시즌포측은 "머슬레인과 유사한 제품이 해외 사이트 혹은 직구 등의 경로로 유통될 수 있으나 소재 및 성능, 가격, 구성품, 패키지 등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지했다.
머슬레인과 비슷하다고 지목된 제품은 미국 벤처기업 바디보스의 '바디보스 2.0'이다. 바디보스는 2016년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 후 본격 사업에 나선 브랜드다. 머슬레인이 2019년 11월 개발을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시기상으론 미국 바디보스가 먼저 나온 셈이다.
다만 머슬레인의 국내 판매는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디보스의 특허가 미국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와디즈 측은 "유사제품이라는 지적을 확인 후 메이커측에 문의한 결과 법적으로 펀딩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와디즈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의견이 다양하다. 플랫폼 사업자가 지나치게 메이커 선정을 까다롭게 하는 것도 권한 남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플랫폼 사업의 특성에 해당하는 것으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사업자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펀딩 참여자가 스스로의 권리 보호를 위해 세세하게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 특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와디즈가 유사제품 펀딩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유사제품 논란이 계속된다면 플랫폼 사업자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적 책임을 떠나 유사제품 논란은 남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다는 측면에서 윤리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문제가 된다"며 "와디즈의 메이커 선정 안목을 믿고 오는 소비자(펀딩 참여자)를 위해서나 스스로의 평판을 위해서도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