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용 백신 임상시험이 잇따라 시작됐으며 이르면 연내 대량생산과 접종이 이뤄지도록 정부도 규제 완화 등 특례 조치로 조기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에 따르면 옥스퍼드대학교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이날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영국 정부는 옥스퍼드에 2000만 파운드(약 304억 원), 또 다른 백신을 개발 중인 임페리얼칼리지에 2250만 파운드를 각각 제공할 예정이다.
행콕 장관은 “영국은 백신 개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며 “또 제조 능력 증강에도 투자해 백신 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영국인이 가능한 한 빨리 이를 접종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들이 최대한 이른 시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백신 개발에 성공한 나라라는 이점은 너무 커서 모든 것을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는 18~55세의 건강한 성인 지원자 총 510명에게 백신을 투여해 효과를 확인하며 최종적으로는 5000명 정도로 그 대상을 늘릴 계획이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생산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개발시간을 단축한다. 옥스퍼드는 9월까지 100만 회 분량의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영국 정부는 지난 17일 코로나 백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대형 제약업체, 대학과 연계하고 개발자금도 지원한다. 행콕 장관이 발표한 지원책도 그 일환이다. 정부는 임상시험 신청이 들어오면 1주일 안에 승인이 나도록 하고 코로나10 임상시험을 다른 백신보다 우선시할 방침이다.
독일 정부도 전날 자국 최초로 코로나19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독일 생명공학 스타트업 바이오엔테크와 미국 최대 제약사 화이자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 약 200명에게 투여된다.
스위스 베른대학도 10월 국민에게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약 70종의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그러나 백신은 드물지만 부작용이 있고 아예 듣지 않는 경우도 있어 만능은 아니다. 이에 백신은 안전성 확인 등으로 충분한 임상시험이 요구돼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는 코로나 대응으로 기존보다 임상시험 기간이 훨씬 짧아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또 코로나 백신 개발과 접종에 초점이 맞춰져 다른 전염병 대책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유니세프는 13일 홍역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가 37개국에서 1억 명 이상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대응으로 의료현장이 혼란에 빠져 백신 공급이 막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WHO에 따르면 홍역 백신을 2회 맞으면 거의 확실하게 감염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나라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2018년에 유아나 어린이를 중심으로 14만 명이 홍역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