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극단 위기에 내몰리지 않게 장기침체 적극 대응" 한목소리
대기업 중심 일자리 창출해야…경기 회복하려면 부동산 살아나야
4·15 총선에서 선출되는 국회의원 300명은 5월 30일 제21대 국회 임기의 첫발을 뗀다. 경제 전문가들은 21대 국회가 다뤄야 할 최우선 경제 과제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과 ‘규제 완화’를 지목했다.
이투데이가 인터뷰한 12명의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추가경정예산도 집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닥을 보인 경제 상황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가계가 극단적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입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1대 국회의 핵심 경제 키워드는 ‘코로나19 극복’과 ‘장기 침체 회복’”이라면서 “총선 공약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과거의 정책을 그대로 쓰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장기 침체를 빠져나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끝나면 사회 변혁이 일어날 텐데 제조업 등을 그대로 끌고 간다면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돈을 쏟아부으면 일시적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나중엔 그만큼 경기하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대기업 중심으로 고용이 옮겨갈 수 있도록, 시장 원리에 따른 규제가 필요하다. 위기에 대처하면서 구조조정도 진행해야 한다”면서 “여당이 새로운 소상공인 등을 위한 규제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는 혁신 경쟁이 아닌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이어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대처가 성공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수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하반기부터 위기가 닥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에 의존하는 복지 지출을 기대하는 것에서 벗어나야한다"면서 "총선 경제 공약에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규제와 복지, 재난기본소득으로 지출만 계속된다면 2년 후엔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첫 자식세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내수 부진 상화에서는 우선적으로 소비 심리를 개선해야 한단 조언도 나온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 악화 방지를 위한 정책 추진이 필요한데 여야가 영세업자 지원 및 저소득층 생계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강경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당시에 부동산을 가지고 불쏘시개로 경제를 살리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부동산을 빼놓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증권거래세 개편과 아울러 세제지원을 요구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TR(거래정보저장소) 및 CCP(중앙청산소) 운영을 통해 자본시장의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수 있도록 법률적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내수시장을 회복하고, 수출기업의 판로를 뚫어 국가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과 주52 시간 근무제 같은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