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급등세로 돌아서며 일주일 만에 1230원대로 올라섰다. 비교적 안정적이던 장은 후반 급등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문제가 이번엔 일본에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일본 관방장관은 비상사태 선언까지 시사했다.
주식시장에서 닛케이를 시작으로 미국 지수선물, 코스피가 동반 급락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0일째 매도에 나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요 며칠 주식시장이 반등했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실물경제 우려가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원·달러 환율도 변동성장세속에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주 1250원까지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4월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있어 하단은 단단할 것으로 봤다.
1219.8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 초반 1217.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도 15.5원으로 전장(8.5원) 잠잠해지는 듯했던 변동폭이 다시 커졌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7.6/1218.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6원 올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오후에 갑자기 올랐다. 일본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관방장관이 필요한 무엇이든 할 것이며 비상사태 선언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닛케이가 급락한 것은 물론, 미국 지수선물이 빠졌다. 위안화환율도 올랐다. 국내 증시 또한 4% 가까이 급락했고, 외국인도 6000억 원 가까이 매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변동성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3월에 봤던 극도의 달러조달 압박 공포는 아니겠지만 관련 뉴스에 변동성을 키울 듯싶다. 4월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도 있어 원·달러 하단은 단단할 것 같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220원에서 1250원 사이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한미 통화스와프 등에도 불구하고 원·달러는 어제오늘 사이 1220원대를 지지하는 것 같다. 일본 니케이가 5% 가량 빠졌고, 나스닥 선물도 하락하는 등 국내외 주가가 급락했고, 유가도 하락했다. 외국인도 1220원대에선 매수세를 쌓아놓은 분위기였다”며 “(한미 통화스왑에) 총알이 넉넉해진 외환당국의 스무딩 물량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말 주가가 반등했다고 안심하긴 이른 것 같다. 실물경제 우려가 본격화할 것 같다”며 “원·달러도 더 오를 것 같다. 일반 1230원대 후반까지 오르다가 저항을 받을 것으로 본다. 저항선이 뚫리면 더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후 3시 40분 현재 달러·엔은 0.07엔(0.07%) 떨어진 107.43엔을, 유로·달러는 0.0040달러(0.36%) 내린 1.0994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32위안(0.18%) 상승한 7.1055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9.18포인트(3.94%) 급락한 1685.4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787억 원어치를 매도해 20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작년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기록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4개월 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