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달새 낙폭은 역대최대폭을 나타냈다. 임금수준전망도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확산)이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주택가격전망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두달째 사상최저치에서 횡보했다. 향후경기전망보다 현재경기판단이 더 크게 위축되면서 상대평가로 본 향후경기에 대한 개선기대감은 2년10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CCSI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2003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다만, 2018년 10월 표본가구 수를 기존 2200가구에서 2500가구로 확대하면서 2018년 9월 이전 수치와 단순비교하는데는 주의가 요구된다.
부문별로 보면 경기관련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크게 떨어졌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 CSI는 28포인트 급락한 38을, 현재와 6개월 후를 비교한 향후경기전망 CSI는 14포인트 떨어진 62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09년 3월(34)과 2008년 12월(5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향후경기전망 CSI에서 현재경기판단 CSI를 뺀 상대적 경기전망은 24포인트로 2017년 5월(29) 이래 가장 높았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13포인트 하락한 93으로, 2009년 3월(92)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가계수입전망 CSI(87)와 생활형편전망 CSI(83)도 각각 10포인트씩 떨어져, 각각 2009년 3월(84, 80) 이래 가장 낮았다. 현재생활형편 CSI 또한 8포인트 내린 83으로 2012년 1월(8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경제 상황인식 지표인 취업기회전망 CSI는 17포인트 급락한 64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09년 3월(55) 이후 최저치다. 임금수준전망 CSI는 7포인트 내린 109로 통계집계이래 가장 낮았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CSI는 보합인 112를 유지했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코로나19가 크게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금융위기급 이상으로 떨어졌다. 임금수준전망도 기본적으로 100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전망 악화 등 영향을 받으면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주택가격전망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거래는 많이 줄었지만 가격은 많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반영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상대적 경기전망이 높아진 것은 현황 자체를 워낙 좋지 않게 본데다, 바이러스 문제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반영된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4.2%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작년 10월 기록한 3.4%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43.0%, 이하 복수응답)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농축수산물(32.6%), 공업제품(32.1% 순이었다.
권 팀장은 “기대인플레는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임팩트 있는 부분은 농수산물과 유가로, 최근 유가가 상당히 많이 떨어졌다. 다만 공공요금쪽은 오른 부분도 있어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며 보합을 기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자는 2364가구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